밤하늘을 올려다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달입니다. 크고 밝은 모습 덕분에 달은 항상 같은 거리에 그대로 떠 있는 듯 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 의심 없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달은 지구 옆에 늘 그대로 있겠지.”, “어릴 때 보던 달이나 지금 보는 달이나 똑같잖아.”
하지만 실제로는 달은 지금도 아주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지구로부터 멀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변화는 상상이 아니라 정확히 측정되고 있는 과학적 사실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달은 지구에서 1년에 약 3.8cm씩 멀어지고 있습니다. 손톱 하나 자라는 속도와 비슷한 변화라 사람 눈에는 절대 느껴지지 않지만, 우주 규모에서는 분명 기록되는 움직임입니다. 이 글에서는 왜 달이 멀어지고 있는지, 언제부터 이런 일이 시작됐는지, 그리고 이 변화가 지구와 달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차근차근 풀어가 보겠습니다.
🌊 1. 바다가 일으키는 우주 밀당
달이 멀어지게 만든 주인공은 다름 아닌 지구의 바다입니다. 달의 중력은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뿐 아니라, 지구 전체의 물을 끌어당깁니다. 바닷물이 달 쪽으로 잡아당겨지면서 달 방향으로 불룩 솟은 물기둥이 생깁니다. 그리고 지구의 반대쪽에서도 중력 균형 효과 때문에 물기둥 하나가 더 생깁니다. 이 두 개의 물기둥 때문에 하루에 두 번씩 밀물과 썰물이 생깁니다. 지구는 달 주위를 한 달에 한 바퀴 돌지만, 지구는 하루에 한 바퀴 자전합니다. 자전 속도가 훨씬 빠르다 보니 바닷물로 생긴 물기둥은 달의 정확한 위치보다 조금 앞쪽으로 끌려가 있습니다. 마치 회전하는 회전목마에서 물통이 바깥쪽으로 살짝 밀려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렇게 앞으로 튀어나온 바다는 달을 살짝 앞쪽으로 끌어당깁니다.
- 당겨진 달은 속도가 약간 빨라짐
- 달이 가진 운동에너지 증가
- 궤도가 바깥으로 밀려남
그 결과 달은 지구에서 조금 더 멀리 이동합니다. 이를 과학에서는 조석 가속(tidal acceleration)이라고 부릅니다.

🔭 2. 사람이 직접 확인한 달의 이동
“말로는 이해돼도 정말 측정 가능할까?” 정답은 100% 가능입니다. 아폴로 우주 비행사들이 달 표면에 놓고 온 장비에는 반사 거울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지구에서 레이저를 쏘면, 레이저가 달에 도달 → 거울에 반사 → 다시 지구로 돌아옴! 왕복 시간만 측정하면 지구-달 사이의 거리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습니다.
- 밀리미터 단위까지 거리 변화가 측정됩니다.
- 해마다 약 3.8cm 증가가 기록됩니다.
- 1969년 이후 지금까지 계속 동일한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 오래전 유적이 알려 주는 증거
더 놀라운 사실은 과거 기록에서도 이 현상이 확인된다는 점입니다. 고대 산호 화석에는 옛 지구의 하루 길이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결과 밝혀진 사실은:
- 약 4억 년 전: 하루 약 22시간
- 현재: 하루 약 24시간
시간을 늘리는 바다의 제동, 달이 멀어지기 위해 얻는 에너지는 지구의 자전 에너지에서 나옵니다.
- 달: 멀어지며 속도 ↑
- 지구: 회전 속도 ↓
즉, 하루가 아주 조금씩 길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증가량은 약 10만 년에 1초. 현재까지는 체감할 수 없을 정도지만, 수억 년 단위에서는 분명한 변화입니다.
🌌 3. 달의 미래와 우리의 길
그렇다면 달은 계속 멀어지기만 할까요? 정답은 언젠가 멈춥니다. 아주 먼 미래에 달의 공전 주기와 지구의 자전 주기가 같아집니다. 즉, 지구 하루 = 달 한 바퀴 상태가 되는 순간이 옵니다.
이를 조석 고정이라 부릅니다. 그렇게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 지구에서 항상 같은 면에 달이 보이게 됨
- 밀물과 썰물 변화가 거의 사라짐
- 바다 흐름 완만해짐
그러나 이 변화가 완성되기 전 태양이 먼저 늙어 버립니다. 즉, 달이 아주 멀리 떠나버리는 미래는 실제로 오지 않습니다.
🌟 마무리 — 오늘도 멀어지고 있는 달
우리에게 익숙한 얼굴을 보여주며 조용히 1년에 3.8cm씩 조금씩 멀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평생 그 변화를 느끼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오늘 아이가 보는 달과, 수억 년 뒤 세대가 바라보는 달 사이에는 분명한 거리 차이가 존재할 것입니다.
밤에 달을 보게 된다면 이렇게 떠올려 보세요. “저 달은 오늘도 아주 조금, 정말 아주 조금 나에게서 멀어지고 있구나.”
늘 같은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여도, 우주에서는 아무것도 멈춰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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