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여행후기

국내 칠곡 여행기: 가실성당 배롱나무, 므므흐흐 버거, 학수고대마을

by 크리m포켓 2025. 9. 14.
반응형

경상북도 칠곡은 대구와 가까워 당일치기나 짧은 일정으로도 훌쩍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입니다. 역사와 문화, 맛과 여유가 어우러져 있어 여행의 목적이 무엇이든 알맞은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지요. 이번 여행에서는 칠곡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자 아름다운 사계절 풍경을 자랑하는 가실성당의 배롱나무, 개성 있는 수제버거 맛집인 ‘므므흐흐 버거’, 그리고 지역 공동체의 이야기가 담긴 학수고대마을을 중심으로 일정을 채워보았습니다. 자연과 역사, 그리고 사람들의 삶이 한데 엮여 있는 칠곡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여정이었습니다.

가실성당 앞마당에 활짝 핀 배롱나무

가실성당 배롱나무

칠곡 가실성당은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성당 중 하나입니다. 고즈넉한 시골 마을 한가운데 자리한 이 성당은 붉은 벽돌과 고딕 양식의 건축미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성당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여름에서 초가을로 이어지는 시기에는 성당 앞마당을 가득 메운 배롱나무들이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배롱나무 꽃이 활짝 피어 있던 시기였습니다. 선명한 붉은빛 꽃송이들이 성당의 붉은 벽돌 외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주었죠. 잎 사이사이로 스며드는 햇살과 함께 꽃잎이 흩날리는 장면은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몽환적인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성당 앞에 서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 나무 그늘에 앉아 잠시 쉬어가는 사람들 모두 같은 감탄을 나누는 듯 보였습니다.

성당 내부는 차분하고 고요했습니다. 천장의 목조 구조물과 오래된 성가대석, 성상들은 신앙의 역사뿐만 아니라 세월이 남긴 깊이를 전해주었습니다.해 주었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종교 시설을 넘어 마을의 상징이자, 칠곡 사람들이 함께 지켜온 기억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짧게나마 머무르며 성당 앞 벤치에 앉아 꽃향기와 바람을 느끼는 시간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므므흐흐 버거

가실성당을 둘러보고 난 뒤에는 점심 식사로 유명한 수제버거 가게인 ‘므므흐흐 버거’를 찾았습니다. 독특한 이름부터 여행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곳인데, 직접 만들어낸 두툼한 패티와 신선한 재료로 칠곡에서 색다른 맛을 경험할 수 있는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 있습니다.

가게는 아담했지만 분위기가 따뜻하고 유쾌했습니다. 내부에는 여행객들이 남긴 메모와 사진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는데,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여행 기록처럼 느껴졌습니다. 메뉴판에는 클래식 치즈버거부터 다양한 소스와 토핑을 활용한 독창적인 메뉴까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주문한 것은 가게의 시그니처 메뉴라는 ‘므므흐흐 버거 세트’였습니다. 커다란 빵 사이에 수제 패티와 치즈, 신선한 채소가 층층이 쌓여 있었고, 한입 베어 물었을 때 육즙이 가득 터져 나오는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흔히 접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 햄버거와는 확실히 다른, 정성과 개성이 담긴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이드로 나온 바삭한 감자튀김과 상큼한 수제 소스도 궁합이 잘 맞았고, 직접 내린 음료까지 곁들이니 여행의 피로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주인의 친절한 태도와 가게의 분위기였습니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 하나하나에 진심이 담겨 있었고, 여행객과 주민 모두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그 지역의 정서를 맛보는 일인데, ‘므므흐흐 버거’는 칠곡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창구 같은 곳이었습니다.

학수고대마을

점심을 마친 뒤에는 칠곡의 또 다른 명소인 학수고대마을을 찾았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시선을 끄는 이 마을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며 주민들의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학수고대마을은 예로부터 사람들이 함께 살아온 전통마을의 구조를 지니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지역 공동체가 힘을 모아 다양한 문화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여행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오래된 한옥과 돌담길이었습니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과거의 시간 속으로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곳곳에는 주민들이 직접 가꾼 작은 정원과 텃밭이 있었고, 그 사이사이에 설치된 벤치와 쉼터에서는 여행자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마침 마을에서 작은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천연 염색 체험을 하며 직접 손수건에 색을 입히고 있었고, 어른들은 마을 주민이 설명해주는 옛 농기구와 생활 도구를 보며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전시를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점이 큰 매력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학수고대마을에서 느껴진 것은 ‘사람’의 온기였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낯선 방문객에게도 웃으며 인사를 건네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기꺼이 나누어 주는 모습에서 공동체가 지닌 힘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행은 결국 그 지역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더 특별해지는데, 이곳에서의 경험이 바로 그런 순간이었습니다.

여행을 마치며

이번 칠곡 여행은 화려하지 않지만 깊이 있는 매력을 지닌 일정이었습니다. 가실성당에서 만난 배롱나무는 자연과 건축이 어우러진 아름다움의 정수를 보여주었고, 므므흐흐 버거에서는 칠곡이 가진 젊고 독창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수고대마을에서는 사람과 공동체, 그리고 전통이 어우러진 삶의 이야기를 체험하며 여행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칠곡은 단순히 지나치는 도시가 아니라, 머물며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만나야 하는 곳임을 이번 여행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짧은 하루 일정이었지만 마음속에는 오래도록 기억될 장면들이 가득 남았습니다. 다음에 다시 칠곡을 찾게 된다면 또 어떤 모습으로 저를 맞이해 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