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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주도 여행기 4편: 아침미소목장, 고집돌우럭, 델문도 아침 공기가 다르다는 건, 정말 신기한 일이다.같은 제주인데도, 날마다 냄새가 다르다.이날의 공기엔 풀 냄새와 우유 냄새가 살짝 섞여 있었다.창문을 열자마자 들려오는 새소리, 그리고 멀리서 끊어질 듯 이어지는 소의 울음소리.하루가 그렇게 시작됐다.목차아침미소목장고집돌우럭델문도밤으로 스며드는 제주아침미소목장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갑자기 펼쳐지는 초록빛 들판이 있다.그곳이 바로 아침미소목장이었다.차를 세우고 내리자 바람이 먼저 다가왔다.그 바람 속에는 풀 냄새와 흙냄새, 그리고 어제보다 조금 더 따뜻한 햇살이 섞여 있었다.목장 한가운데서 바라본 하늘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넓었다.그 아래엔 검은 얼룩이 있는 젖소들이 느릿느릿 걸어 다니고 있었다.“아침미소”라는 이름이 왜 붙었는지 알 것 같았다.정말로, 그.. 2025. 10. 22.
국내 제주도 여행기 3편: 스누피가든, 소금바치 순이네, 평대라움 제주에서의 셋째 날 아침, 유난히 조용했다.파도 소리가 숙소 창문을 스치고, 바람이 천천히 커튼을 흔들었다.그 바람 속에 약간의 짠내, 그리고 햇살 냄새가 섞여 있었다.그 공기를 들이마시자, 어제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졌다.그냥, 오늘은 조금 더 천천히 걸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목차스누피가든소금바치 순이네평대라움돌아오는 길스누피가든 제주 동쪽 끝자락, 초록빛 들판을 지나 한적한 길 끝에 ‘스누피가든’이 있었다.멀리서도 보였다. 하얀 스누피 조형물들이 햇살 아래에서 마치 웃고 있는 것처럼.입구에서 티켓을 받고 안으로 들어가자, 피너츠의 세계가 펼쳐졌다.아이들이 들뜬 목소리로 “스누피야!” 하고 부르며 뛰어다녔다. 그 소리가 참 귀여웠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났다.한쪽 벤치에 앉아 풍경을 바라봤다. 유리온실 .. 2025. 10. 21.
국내 제주도 여행기 2편: 동문시장, 달책방, 명리동식당 제주에서의 둘째 날은 이상하게도 더 천천히 흘렀다.아침 햇살이 커튼 사이로 비스듬히 들어와 내 얼굴에 닿는 순간, 눈을 감은 채로 생각했다.밖으로 나서자 공기는 어제보다 더 따뜻한 느낌이었다. 하늘은 또 끝없이 맑고 푸르렀다. 제주의 날씨는 참 이상하고 묘하다...햇살이 강한데도 바람이 살짝 차가워, 그 두 가지가 부딪히며 이상한 평온함을 만든다.그 공기 속을 가르며 향한 곳은 동문시장이었다.목차동문시장달책방명리동식당돌아오는 길동문시장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의 정겨운 목소리, 고소한 오메기 떡 냄새, 생선의 비린 한 내음,그리고 귤껍질의 달콤함이 공기 속에 어우러져 있었다.나는 천천히 걸었다. 시장 골목을 돌다 보면, 그냥 먹어야 할 것 같은 순간이 온다.눈앞의 꼬마 전, 갓 튀긴 고등어튀김.. 2025. 10. 20.
국내 제주도 여행기 1편: 단소, 브릭캠퍼스 레고박물관, 미스틱 3도 제주로 가는 비행기 안, 창가에 앉아 있었다.구름이 유난히 낮게 깔려 있었고, 그 위로 햇살이 부서지며 흩어졌다.그 장면을 보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도 저 구름처럼 조금은 흩어져도 괜찮겠지.’비행기가 착륙하고, 문이 열리자마자 달라진 공기의 냄새가 들어왔다.제주도의 공기에는 늘 바다가 섞여 있다. 짠내 같지만 어쩐지 달콤한, 그 특유의 냄새.콧속 깊이 들이마시자 몸이 천천히 풀렸다.도시에서 꽉 막혀 있던 어떤 결이 사라지는 느낌이었다.목차단소브릭캠퍼스 레고박물관미스틱 3도돌아오는 길단소이름부터 마음이 내려앉는 소리 같다.돌담길을 따라가다 보면 작은 나무 간판이 보이고, 그 안에는 고즈넉한 마당이 있다.문을 열자, 고소한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된장, 조림 생선, 그리고 밥 짓는 냄새.그.. 2025. 10. 20.
국내 청송 여행기 2편: 사과축제, 주왕산 대전사, 바우카페 청송으로 가는 길, 차창 밖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산이 유난히 부드럽게 흘러가는 느낌이었다. 어디선가 가을이 슬쩍 걸어 나온 모양이다.길가 감나무에는 주황빛 사과와 감이 매달려 있었고, 바람에는 살짝 차가운 공기가 섞여 있었다.그 공기 속에는 솔향이 묻어 있었고, 길게 달려온 나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했다.목차사과축제주왕산 대전사바우카페돌아오는 길사과축제첫 번째 목적지는 너무 맛있어서, 사과해야 할 정도로 달콤한 청송사과축제였다.가을 하늘 아래 붉게 물든 사과나무 사이로, 달콤한 사과향기가 밀려왔다.햇살을 받은 사과들이 반짝거리면서 눈부셨다. 아이들은 손바닥만 한 사과를 들고 시식존에서 까르르 거리며 웃고 있었다.그 웃음소리가 아직도 생생하게 들린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누군가 나를 .. 2025. 10. 19.
국내 청송 여행기 1편: 소노벨 리조트, 송소고택, 신동양식당 청송으로 향하던 길, 창문 밖으로 스치는 산세가 유난히 부드러웠다.어디서부터 가을이 시작된 걸까. 도로 옆 감나무에는 주황빛 감이 매달려 있었고, 공기는 살짝 차가웠다.그 냄새가 참 좋았다. 바람 속에 묻은 솔향, 그리고 낯선 곳으로 떠나는 설렘이 한데 섞인 냄새.이번 여행지는 ‘청송’. 이름부터 맑고 고요했다.어릴 적 교과서에서 ‘청송군’이라는 글자를 처음 봤을 때, ‘푸른 소나무가 많은 고을’이라는 뜻이 너무 예쁘다고 생각했었다.그때부터 언젠가 꼭 가보고 싶던 곳.그리고 오늘, 그 이름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목차소노벨 리조트송소고택 신동양식당저녁의 청송소노벨 리조트 멀리서 봤을 땐 크고 현대적인 리조트였지만, 가까이 다가가니 어쩐지 따뜻했다.하늘은 맑았고, 구름은 낮게 떠 있었다.청송의 공기는 ‘맑다.. 2025.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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