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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부모의 시선

아이 양육의 핵심 (마음읽기, 행동통제, 정서발달)

by 크리m포켓 2026.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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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부모들은 과거 체벌 중심 양육에서 벗어나 마음 읽기라는 새로운 육아 철학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조선미 교수는 이 마음 읽기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절반만 수용되어 오히려 새로운 문제를 낳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감정은 존중하되 행동은 통제해야 한다는 원칙이 감정만 존중하는 방식으로 왜곡되면서,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이 곧 허용을 의미한다고 착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초등학교 입학 후 또래 관계 실패와 학교 부적응으로 이어지며, 결국 부모에 대한 공격성과 감정적 좌절 내성 저하라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마음 읽기의 왜곡, 감정과 행동의 분리 실패

2000년대 전후 한국 사회에 마음 읽기라는 육아 철학이 도입되었습니다. 원래 심리학자 가트만이 제시한 이 원칙은 "마음은 읽어주되 행동은 통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감정, 행동, 생각 세 영역으로 구성되는데, 아이들은 생각이 미숙하므로 감정과 행동이 중요한 두 축입니다. 과거 육아 방식은 "이게 울 일이야"라며 감정 자체를 무시했다면, 새로운 방식은 "먹고 싶은 건 알겠는데 오늘은 안 돼"처럼 감정을 인정하면서도 행동은 제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 원칙이 수용되는 과정에서 뒷부분이 잘려나갔습니다. "마음을 존중하라"는 메시지만 남으면서, 부모들은 이를 "결정을 존중하라"는 의미로 잘못 해석했습니다. 아이가 떼를 쓰면 "네 입장에서 떼쓸 수도 있지"에서 멈추지 않고 "마음을 알아주라 했으니 해줘야 하나?"로 이어졌습니다. 해주면 아이가 웃으니 엄마는 자신이 잘하고 있다고 착각했고, 계속 아이 기분 좋은 방향으로 양육했습니다. 유치원까지는 엄마와 아이 관계도 좋고 평화로웠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교실에서 "미술을 그리자"며 도화지를 주면 찢으면서 "나는 이거하고 싶지 않아요. 내 마음이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한 두 명씩 나타났습니다. 선생님이 행동을 통제하려 하면 부모가 "우리 아이 마음을 읽어주셨나요?"라며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행동 통제가 안 되는 아이들은 "내 마음이 최고야"라는 태도로 교실 운영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감정적 좌절을 거의 겪지 않고 자란 이 아이들은 거절이나 좌절에 대한 내성이 현저히 낮았습니다. 위험을 극복하려면 위험에 맞서봐야 하듯, 좌절을 견디는 힘은 좌절 경험을 통해서만 생기는데 그 기회가 없었던 것입니다.

 

행동통제의 부재가 낳은 또래 관계 실패

3학년쯤 되면 아이들은 자신이 특정 행동을 했을 때 친구들과 선생님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밖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이려 애쓰지만, 이는 곧 참는다는 의미입니다. 하고 싶은 것을 억누르고 따라가는 스트레스를 집으로 가져옵니다. 그런데 아이가 여태까지 부모에게 배운 것은 "내 마음이 중요해"였고, 엄마는 모든 걸 달래줬습니다. 집에 와서 "기분 나쁘다. 스트레스 받았어. 빨리 어떻게 좀 해봐. 왜 날 안 달래줘?"라고 요구하는 것이 바로 3, 4학년 시기입니다. 중학생이 되면 "나 학교 가기 싫다. 내 맘이야"라고 말합니다. 이런 연속선상의 아이들이 병원에 오기 시작했는데, ADHD나 다른 장애가 아니면서도 부모에게 너무 공격적이거나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는 문제를 보였습니다. 엄마와의 일대일 관계와 또래 관계는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일대일에서는 눈치 볼 필요도 참을 필요도 없지만, 또래 관계는 세 명이면 세 명, 다섯 명이면 다섯 명 상황을 민첩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이게 안 되니 다른 아이들은 "얘랑 말이 안 통하고 기분 나쁜 얘기를 툭툭 하는 것 같다"며 자연스럽게 배제했습니다. 어머니들과 상담하면 "정말 친구처럼 지냈다. 아이가 자기 마음을 다 얘기했고 나도 진심을 다해 들어줬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감정적 좌절을 너무 겪지 않아서 생긴 문제였습니다. 마음 읽기는 반드시 행동 통제와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마음 읽는 건 괜찮지만, 반드시 행동을 통제해야 한다는 원칙이 필요합니다. "먹고 싶은 건 알겠는데 오늘은 안 돼"에서 앞부분은 감정 수용, 뒷부분은 행동 통제입니다. 이 둘이 함께 작동해야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인정받으면서도 사회적 규칙과 타인 존중을 배울 수 있습니다.

 

정서발달과 부모의 역할, 남자아이 양육의 특수성

초등학생 자녀에게 "왜 공부해야 돼?"라고 물으면 많은 부모가 당황합니다. 하지만 이는 아이가 철학적 질문을 하는 게 아니라 "힘든데 왜 해?"라는 의미입니다. "공부가 힘든 건 알겠는데, 네 나이에는 그냥 해야 되는 거야. 뭐가 힘들어?"라고 반응해야 합니다. 공부에 포커스를 맞추면 안 되고, 학원을 너무 많이 다니거나 숙제가 과도하거나 시험 성적 때문에 부모가 무섭게 야단치는 등 아이가 괴로운 진짜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괴로움의 원인이 뭐지? 공부야. 왜 이것 때문에 이렇게 괴로워야 하지?"라는 질문을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마음읽기입니다. 중학교 2, 3학년이 되면 아이들은 자신이 올릴 수 있는 성적 수준을 감지합니다. "부모님은 3등급 이내를 원하는데 나는 한 과목 이상 못 뜰 것 같아"라는 자기 실망과 기대에 어긋날 것 같은 괴로움이 가장 큽니다. 많은 부모가 아이가 주도적으로 공부를 생각한다고 착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때 "넌 똑똑하다. 너는 스카이 가겠다"는 말을 들은 아이는 스카이만 알고 자랍니다. 중2, 3학년이 되어 스카이 점수가 나오는데 자신의 점수는 형편없으면 실제 자아와 이상적 자아 사이에 붕괴가 옵니다. 이때 부모가 도와줘야 하는데, "우리 엄마 아빠는 인서울 못 가면 등록금 안 대준대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말을 할 때 그 씨앗은 10여 년 동안 부모에 의해 뿌려진 것입니다. 남자아이 양육은 특히 더 어렵습니다. 서열에 대한 본능이 있어서 엄마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릅니다. 서열에서 밑으로 떨어지면 불안하고, 또래에서 떨어져 나올 때는 거의 패닉 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또래를 따라 하고, 일진 아닌데 일진인 척하고, 괴롭히고 싶지 않은데 괴롭히기도 합니다. 욕을 심하게 하는 아이를 상담하면, 그 말을 빼고는 친구들과 대화가 안 될 것 같은 경우가 많습니다. 아들을 바르게 키우고 싶은 어머니일수록 남자아이 양육에서 많은 걸 놓칠 수 있습니다. "내 아들이 왜 이렇게 됐지? 어느 날 바뀌었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춘기가 되면 남편에게 판단을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여보, 저거 정상이야 비정상이야?" "정상이야." "당신도 그랬어?" "그랬어." 하고 일을 안 물고 참는 게 필요합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영혼을 채워주는 일은 단순히 입시나 성적, 생활 습관을 관리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를 한 사람의 존재로 존중하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태도는 교육이 아니라 휴먼 커넥션의 문제입니다. 부모가 줄 세우는 평가에서 벗어나 아이의 정서적 안정과 자기 정체감 형성을 도와야 합니다. 점수와 성과만으로 판단할 때 아이는 외형적 성과는 있어도 내적 자아감이 흔들립니다. 사춘기 아이들이 자기정체성 형성, 동료 관계, 감정 기복을 마주할 때 "이건 왜 못해?"보다 "그럴 때 어떤 기분이야?"라는 질문이 필요합니다. 이런 대화가 아이의 영혼에 존재 인정을 심어주는 상호작용입니다. 마음 읽기와 행동통제의 균형, 정서발달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부모 자신의 내면 돌아보기가 모두 어우러질 때 비로소 건강한 양육이 가능합니다.

 

 

 

 

 

 

[출처] 영상 제목: 아이에게 영혼을 채워주는 부모의 능력과 지혜. 아주대학교 조선미 교수 / 채널명: https://youtu.be/87Y_MJnHJ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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