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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 여행기: 공룡박물관, 상족암, 고옥정 카페

by 크리m포켓 2025.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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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에 다녀온 지 며칠이 지나도 그때 보았던 모습들이 생각이 난다. 그렇게 멀지 않은 1시간 남짓 떠나면 바닷바람도 맞으며 ‘우리나라에 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국내 여행도 많이 다녀서 굵직굵직한 여행지는 다 가보았는데... 통영 옆에 자리는 고성은 잘 가지 않게 됐다. 고성은 잘 몰랐다. ‘고성? 공룡박물관 있는 곳 아니야?’ 이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직접 가본 고성은 박물관도 대단했고 자연 풍경도 신비로워서 놀랬다. 내가 상상했던 모습과 너무 다른 아름다운 곳이었다. 왜 이제야 고성이 다녀온 건지... 약간 후회가 되기도 했다. 그만큼 좋은 곳이 많았다.

목차

  • 공룡박물관
  • 상족암
  • 고옥정 카페
  • 여행을 마치며

고성 상족암 바위 절벽 모습

공룡박물관

입구부터 거대한 공룡 모형이 버티고 서 있는데, 솔직히 말해서 순간 움찔했다. ‘이건 좀 너무 큰데?’ 싶을 정도로. 그런데 그 순간 옆에서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달려가는 걸 보니까 나도 덩달아 신나 버렸다. 괜히 나까지 “와, 대박이다” 소리를 내뱉고 있었으니까.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큼지막한 공룡 뼈 전시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교과서에서나 보던 걸 실제로 보니 느낌이 확 다르더라. 조명이 은은하게 비추면서 그림자가 벽을 따라 늘어지는데, 그 순간만큼은 진짜 공룡이 다시 살아나서 우리를 내려다보는 것 같았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와… 대단하다”를 연발했다. 움직이는 공룡 로봇도 있었는데, 사실 조금 어설프게 움직여서 ‘덜컥 덜컥’ 소리가 났다. 그런데 아이들은 “살아 있다!”라며 손가락질을 하며 까르르 웃었다. 그 웃음소리 때문에 그 어설픔마저도 귀엽게 보였다. 밖으로 나오면 야외 공룡공원이 있는데, 솔직히 조금은 촌스러운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그 속에서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 촌스러움조차 정겹게 다가왔다. 거대한 공룡 모형 옆에서 사진을 찍으니 순간 ‘아, 이게 여행이지’ 싶은 묘한 만족감이 밀려왔다.

상족암

공룡박물관에서 걸어서 가면 바로 상족암이 나온다고 했다. 처음에는 공룡공원이 나오길래 공원 여기저기를 구경하며 걸어서 이동했다. 멀리서부터 파도 소리가 들려왔고, 가는 길이 좀 무서웠다. 깎아지는 듯한 내리막길은 무섭기까지 했다. 여기에 대체 뭐가 있는 걸까?? 기대와 두려움이 밀려왔다. 좀 더 내려갔더니.. 고성의 앞바다가 펼 펴지고, 파도는 끊임없이 부서지며 하얀 포말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얼굴로 부는 바람이 너무 세차서 힘들었지만, 그게 또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었다. 이곳은 정말 사진으로 절대 다 설명할 수 없는 곳이다. 사진은 파란 바다와 바위만 담기지만, 실제로는 파도 소리와 바람, 그리고 바다내음이 합쳐져서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 이 절벽들은 오랜 세월 동안 파도와 바람이 깎아낸 흔적이라는데, 마치 사람 손으로 새겨놓은 조각처럼 느껴졌다. 바위 사이를 걸으며 공룡 발자국 화석을 찾아보기로 했다. 진짜로 공룡 발자국 흔적을 보니 너무 신기하고 경이로웠다. ‘정말 수천만 년 전에 공룡이 여기서 걸었을까?’라는 생각이 스치자, 말로 다 설명하기 힘든 벅찬 감정이 밀려왔다. 사진을 수십 장을 찍었지만, 마음속에 남은 풍경을 따라잡을 순 없었다. 바람 소리, 파도 내음, 그리고 발밑에서 느껴지는 단단한 바위들이 촉감까지… 그건 사진에 다 담아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그냥 오래 눈에 담으면서 바라보았다. 눈 속에, 마음속에, 그리고 기억 속에 더 오래 남기고 싶었다.

고옥정 카페 

사실 이름만 들으면 ‘그냥 동네 카페겠지’ 싶었는데, 막상 들어서자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조용한 마을 내에 위치한 아름다운 산과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오션뷰 카페였다. 커다란 창이 벽 가득 나 있어서, 그림 액자를 걸어둔 것 같았다. 통창 너머로는 초록빛 끝없이 이어져 있었고, 또 옆으로는 바다를 볼 수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내가 찾던 그런 예쁜 가페였다. 도심에서는 절대 만날 수 없는 그런 풍경이었다. 커피 한 모금을 마시는 순간 오늘 종일 걸어 다니며 쌓였던 피로가 확 사라 지는 것 같았다. 카페는 2층까지 이어져 루프탑에 올라가면 탁 트인 바다를 조망할 수 있었다. 여기저기에 포토존도 많아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디저트로는 소금빵이랑 티라미수 케이크를 시켰다. 빵은 그냥 평범했고, 티라미수는 다들 맛있다는 반응이었다. 창너머로 바다를 바라보며 오랜만에 대화를 많이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이래서 여행지마다 카페를 안 가볼 수 없다,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카페에서 보낸 오후는 오래도록 또 기억이 남을 것 같다.

여행을 마치며

고성 여행은 잠시 다녀올 수 있는 가깝고도 먼 여행지였다. 공룡박물관에서 무서운 공룡을 보며 놀라서 흠칫했던 순간들, 우리나에 이런 멋진 곳을 왜 이제야 왔냐며 넋을 잃고 바라봤던 상족암까지 그리고 멋진 인증숏도 남겨보고 좋은 기억밖에 생각나질 않는다. 그리고 발의 피로까지 날려주었던 멋진 뷰를 자랑하던 카페까지. 사람들은 고성을 ‘공룡의 도시’라고 부르지만, 나에게 고성은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도시’로 남았다. 과거의 멸종된 공룡 발자국, 언제나 그 자리에 서서 반겨줄 멋진 바위들 바람과 바다. 모든 것이 고성을 아름답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꼭 당장은 아니더라도 ‘또 고성에 놀러 가자!’라고 생각했다. 너무 좋았던 기억 밖에 없다. 거리도 가까워서 이제 마음만 먹으면 자주 드릴 것 같은 아주 멋진 고성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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