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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밀양 여행기: 표충사, 기상과학관, 여울목

by 크리m포켓 2025.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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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은 계획 단계부터 설렘이 컸다.
여행을 떠나기 전, 나는 종종 지도 앞에서 어디로 갈지 한참을 고민한다. ‘가까운 곳인데도 새로운 느낌이 있는 곳’이길 바라며. 밀양은 그 조건에 딱 맞았다.
처음엔 ‘밀양? 그냥 조용한 시골 도시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나는 밀양이 생각보다 훨씬 더 깊고 따뜻한 도시라는 걸 깨달았다. 먼바다를 보러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마음속 풍경을 채워주는 그런 여행이었다.
차를 타고 밀양으로 향하는 동안 창밖 풍경이 달라졌다. 도심을 벗어나자 길 양쪽으로 초록빛 들판이 이어졌고, 멀리 산자락이 보였다. 바람이 차창 틈으로 스치며 불어오고, 풀 향이 은은하게 올라왔다. 차 안의 정적 속에서 나는 여행이 시작되었음을 느꼈다.

목차

  • 표충사
  • 기상과학관
  • 여울목
  • 여행을 마치며

산세가 장관이였던 표충사 모습

표충사 

표충사에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는 건 고요함이었다. 오래된 나무들이 양옆으로 줄지어 서 있었고, 그 사이로 햇살이 살짝 비치었다. 걸음을 걸을 때마다 자꾸 바스락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가 났다.
“여기, 정말 조용하네.” 내가 속삭이듯 말하자, 옆에 있던 친구가 정말 그렇다며 친구도 속삭이듯 따라 말했다.
사찰 입구에서부터 이어지는 돌계단을 오를 때는 의도적으로 속도를 늦췄다. ‘천천히 걸어야만 느낄 수 있는 게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대웅전 앞에 서니 붉은 기와가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먼지 냄새 섞인 공기 속에서 고즈넉한 사찰의 향기가 나를 감쌌다. 순간, 머릿속이 맑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밖으로 나오면 작은 연못이 보였고, 그 위에 비친 나무 그림자들이 고개를 갸웃갸웃하며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그 자리에 오래 서서 풍경을 눈에 담았다. 마치 시간이 잠시 멈춘 듯한 기분이었다. 고즈넉한 사찰에 와 있으니 내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꼈다.
또 산세가 어찌나 빼어난지 재약산의 초록초록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눈에 계속 담았다. 정말 꼭 와봐야 하는 추천하고 싶은 사찰 중에 하나가 되었다.

기상과학관

다음 목적지인 기상과학관으로 향했다. 처음엔 큰 기대 없이 들어갔는데, 막상 들어서니 아이처럼 설레었다.
바람 터널에 들어서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고, 상쾌한 기분 덕에 살짝 웃음이 터졌다. “하하, 여기 재미있는 곳이네!” 옆에 있던 친구도 웃으며 말했다.
그 순간, 여행의 피로가 조금씩 풀렸다. 평소엔 그냥 지나쳤던 호기심이 여행 속에선 큰 즐거움이 되었다.
전시관 안에서는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었고, 손끝으로 만지는 모형, 실시간 기상 변화 화면이 흥미로웠다. 특히 바람과 소리를 체험하는 구역에서 아이처럼 놀며 웃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밖으로 나오자 구름이 느릿하게 흘러갔다. 파란 하늘 위에 흰 구름이 그림처럼 걸려 있었다. 나는 그 장면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여울목

밀양 여행의 마지막은 맛있는 음식으로 마무리했다. ‘여울목’이라는 토종닭볶음탕 맛집이었다.
가게에 들어서자 구수한 냄새가 나를 반겼다. 아담하지만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여행의 피로가 사라지는 듯했다.
닭볶음탕이 나오자 우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말 큰 토종닭이 눈앞에 딱!
진득한 빨간 양념이 닭고기와 채소에 스며들어 너무 먹음직스러웠다. 그렇게 맵지도 않고 간이 너무 적절했다. 토종닭이라고 했지만 너무 부드러웠고 같이 들어 있었던 고구마도 큼직큼직 달콤했다.
“와… 이건 진짜 맛있다.” 내가 감탄하자, 친구도 맛있다고 엄지 척을 날려주었다.
마지막에 볶아주는 치즈를 넣은 하트 모양의 볶음밥은 우리를 또 즐겁게 만들었다.
연을 만끽하며 먹는 솥뚜껑 닭볶음탕은 단연 여기가 최고이다.
식사 중 우리는 자연스럽게 여행의 이야기를 나눴다. “여기 분위기가 너무 좋다, 예전에 생각했던 밀양 느낌이 아니야”는 대화가 이어졌다.

여행을 마치며

상쾌한 공기, 따사로운 햇살, 밀양 여행하면서 보았던 풍경들이 하나둘 생각났다.
얼음골 계곡만 생각했던 그 어린 시절에 내가 알던 밀양의 모습은 아니었다.
오랜만에 만에 찾아온 밀양은 새로운 박물관, 체험관 등이 많아서 다음에는 용두산 상태공원에도 올랐다가 아리랑우주천문대에도 가보기로 약속했다.
‘다시 오고 싶은 여행지’, 바로 그것이 밀양이 나에게 준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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