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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울산 여행기: 대왕암공원, 신천지대반점, 몽구도원

by 크리m포켓 2025.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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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여행 계획을 잘 세우지 않는 편이다.
그냥 가끔, 이유 없이 떠나고 싶은 날이 있다. 그날이 바로 그랬다.
‘성시경 먹을 텐데 맛집에 가고 싶어! 얼마나 맛있길래?’ 그래서 바로 실행에 옮겼다.

다음 날, 서둘러 가방을 꾸렸다.

정확히 말하면, 꾸렸다기보다 끼워 넣었다고 해야 맞다.
충분한 준비 없이 떠나는 여행은 늘 설렘과 걱정을 동시에 준다. 그런 기분이 나는 좋다.

도시의 풍경이 조금씩 낮아지고, 파란 하늘이 더 커졌다.

바다 냄새가 희미하게 스며들었다. 그때부터 마음이 조금씩 풀렸다.
바다는 언제나 그런 힘이 있다.

목차

  • 대왕암공원 
  • 신천지대반점
  • 몽구도원 
  • 돌아오는 길 

다시 보아도 또 먹고 싶은 신천지대반점 탕수육

대왕암공원 

공원에 도착하자, 거센 바람이 나를 맞았다. 처음엔 조금 당황했다.
머리칼이 얼굴에 날리고, 옷자락이 바람에 날렸다. 그래도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절벽 위에 섰을 때, 나는 한참 그 자리에 머물렀다.
바다는 깊고 짙었다.
하얀 파도가 절벽을 덮치며 부서지는 모습이 오래도록 내 눈에 남았다.
그 소리가 귀속에 잔잔히 울렸다.
‘쉿… 그냥 듣기만 해’라고 바다가 말하는 것 같았다.

근처 벤치에 앉은 할머니가 도시락을 꺼내 드셨다.
나는 말없이 그 옆에 앉았다. 바다는 우리에게 말을 대신해 주었다.
그 순간, 어린 시절 해변에서 모래 위에 그림을 그리던 기억이 떠올랐다.
바람이 그림을 지우던 그 순간처럼,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신천지대반점

칼바람을 맞고 내려와, 기다리고 기다렸던 맛집으로 출동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는데.. 어떤 맛일까 참 궁금했다.
역시, 가게 앞에는 사람들이 벌써 줄을 서고 있었다.
여기는 재료소진 시 바로 문을 닫아 버린다고 들어서 살짝 불안했다. 우리 차례가 얼른 되길 기다렸다.

매장 안은 그렇게 크지 않고, 사람들도 꽉 차 있었다. 하지만 그게 더 좋았다.
정말 고수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너무 바빠서 메뉴 받을 시간도 부족해 보였다.
시그니처 메뉴들을 골랐다. 간짜장, 삼선짬뽕, 탕수육 등등 시켜 보았다.

처음으로 탕수육이 금세 나왔다. 우리는 배가 너무 고파서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정말 바삭함과 육즙이 동시에 터졌다. 고소함은 말할 것도 없다.
여긴 탕수육 찍먹도 문제없었다. 이렇게 맛있는 탕수육은 정말 오랜만에 먹어본다.

삼선짬뽕은 깔끔한 국물에 매운 고추 맛이 느껴졌는데... 면이 다른 중국집과는 달랐다.
이상하게 얇은 면에 국물이 스며들어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었다.
정말 “맛있다”라는 표현 밖에 생각나질 않았다.
왜 성시경이 극찬한 곳인지 공감이 갔다. 웨이팅을 계속한다고 해도, 여기는 꼭 먹어야 하는 최고의 맛집이다.
우리 집 근처에도 이런 중국집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몽구도원

초록초록 산 뷰가 너무나도 멋진 카페를 찾았다.
깔끔한 모노톤과 우드의 조합. 많은 테이블이 있었지만, 공간이 널찍널찍해서 도란도란 얘기하기도 좋아 보였다.
곳곳에 포토존도 많아서 맘에 들었다. 그냥 찍어도 너무 이쁘게 사진이 잘 나왔다.

테이블 옆으로 미니 인공 숲도 잘 만들어놓았다.
2층에서 보는 뷰도 정말 멋졌다, 산 쀼를 눈앞에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단체석도 큼지막하게 잘 구비되어 있었다.
루프탑에는 야외 테이블도 있었지만, 여름에는 힘들어 보였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참 좋을 것 같았다.

베이커리 종류들도 너무 많았다, 어떤 걸 골라야 할지 고민 됐다.

생크림이 들어간 복숭아빵이 눈이 들어왔다.

시그니처 메뉴는 또 빠질 수 없지!! 디저트들과 흑임자라테도 골라봤다.
한 모금을 마셨는데... 또 비교할 수밖에 없는 강릉 툇마루가 생각났다.
거기는 넘사벽 같았다... 나쁘지 않았지만 기대에는 못 미쳤다.
디저트는 부드럽고, 달콤해서 만족스러웠다.
그 맛이 하루 피로를 녹였다.

바깥은 햇살이 골목을 감싸고 있었다. 나는 그 장면을 오래 보고 싶었다.
사진보다 마음속에 담았다.

돌아오는 길

울산은 바다만이 있는 게 아니다.
그 골목마다, 허름한 가게마다, 그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길을 걷다 보면 사람들의 웃음, 말소리, 작은 친절을 만난다.
그런 모습들이 모여 여행에서의 특별함을 만들어 준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울산도 낮에 본 바다와 밤이 되자 또 다른 도시가 되는구나.
불빛과 그림자가 뒤섞이고, 바람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섞였다.

나는 속으로 말했다. “울산도 참 매력이 많은 도시이구나, 또 오겠구나.”

울산의 바람은 오래 남았다. 사진보다 더 오래, 기억 속에 머물렀다.
그 바람 속엔 웃음, 냄새, 사람 냄새까지 있었다.
그게 여행의 본질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번 여행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다. 그건 ‘나’를 찾는 시간이었다.
바다 앞에서 숨을 고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작은 카페에서 쉬는 시간.
그 모든 순간이 모여 울산을 내 마음속에 각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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